특별전시

영집궁시박물관에서 기획한 특별전시 안내
전시기간 : 2023-05-05 ~ 2023-05-14

2023 지홍전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유세현 공개행사

본문

2023지홍전이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전시장소 : 영집궁시박물관
전시일시 : 2023년 5월 5일 (Fri) ~ 14일 (Sun)
전시후원 :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
2023 지홍전

전시를 열며

무엇을 만든다는 것은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만드는 이들은 더 나은 재료와 도구, 그리고 환경을 갖추려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 주어졌다 생각됩니다.

대를 이어 화살을 만드는 집안에 태어났기에, 어릴 때부터 어렵지 않게 살일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20대 초반에는 집안의 가업을 잇기로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치기(稚氣)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근거 없는 자신감의 배경에는 믿는 무엇인가가 있었겠지요.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활터에 화살을 공급하는 안정적인 생활에서, 효시와 편전, 박두, 철전 등, 전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화살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전국의 박물관을 돌았고,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적지 않은 실패를 거치며 하나하나 실체에 접근하려 노력하였고, 복원된 화살들의 보급을 위해 활터를 찾았습니다. 아울러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하여 복원된 화살들을 선보였습니다. 모두 아버지와 함께한 일들이었습니다.

올해에도 화살을 만들어 전시합니다. 효시·편전·박두·유엽전 등등의 화살을. 더불어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지는지도 실연을 통해 보여드리려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까이서 지켜봐 주는 이가 없습니다. 근 40년간 없던 일입니다. 그래도 하던 일은 해야 합니다.

비 온 뒤, 공방의 뜰에는 매화가 지고 덧없이 벚꽃만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비록 진한 매화향은 사라졌지만 이제 가지마다 매실이 달릴 것이고, 이것은 오래도록 남아 두고두고 쓸모 있는 열매로 사용될 것입니다.

2023년 5월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유세현